2022학년도를 마무리를 앞둔 지난 1월 3일(화) 본교 시청각실에서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해 2023학년도 '학교자율과제'를 정하기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다. 새경기교육 체제 하에서 학교의 자율적 운영이라는 목적으로 새롭게 시도되는 '학교자율과제'는 우리 포곡고의 환경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학교운영 방향을 교육공동체의 숙의를 거쳐 학교 스스로 정하고, 이에 따라 책임 있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과제를 정하느냐가 2023학년도 포곡고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특히 내년 예산의 5% 이상을 중점과제 운영에 집중하게 되어 있어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교육과정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적인 내용이기도 했다.
이러한 까닭에 대토론회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철저를 기했다. 먼저 주제 선정의 효율을 위해 지난 12월 12일 교직원 대토론회와 1차 투표(교직원 대상)를 거쳐 보다 전문성을 가진 교직원을 주축으로 교육청에서 제시한 50개의 주제를 우리 학교 상황에 필요한 5개의 주제로 줄였다.(기사 참고: http://www.pogok.net/news/article.html?no=915)
또한 교육공동체를 대표하는 토론자를 선정하는 과정에도 공정성을 기울이기 위해 신경을 썼다. 각 교육공동체별 자치회를 통해 각자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토론자를 선발을 부탁했고, 학생중심의 미래교육 실천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더욱 비중 있게 반영하고자 학생 토론자를 다른 공동체에 비해 한 명 더 배정했다. 아쉽게도 학생 대표 토론자 중 한 명이 개인사정으로 불참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학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학생 토론자로는 오수정 학생(3학년, 전 학생자치회장), 주유찬 학생(2학년, 현 학생자치회 부회장)이, 학부모 토론자로는 김지민 학부모님(2학년 학부모, 현 학부모자치회 부회장), 황정실 학부모님(1학년 학부모, 현 학부모자치회 부회장)이, 그리고 교사 토론자로는 박종배 선생님(2학년부, 현 교직원회장), 한선희 선생님(현 혁신교육부장)이 나섰다.
대토론회는 임우현 본교 교장 선생님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어 진행을 맡은 우승환 선생님(혁신교육부)이 주제 선정과정 및 '학교자율과제'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교직원 대토론회 때 정확한 학교진단을 위해 공유했던, '학교평가결과' 및 '더 좋은 포곡고 만들기 프로젝트 결과' 외에 올해 본교 고3 학생들의 수시 지원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추가로 선보였다. 교육공동체가 최종 결정을 앞두고 포곡고의 상황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들이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대토론회가 시작됐다. 1부는 교육공동체별 토론자들의 기조발언, 2부는 질의 응답으로 구성됐다. 1부 기조발언은 학생 대표인 오수정 학생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오수정 학생은 3년 동안의 포곡고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이면서 또한 다양한 교육과정 내에서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기본 인성교육 강화'와 '다양한 진로진학 교육과정 운영'을 강조했다.
이어 교사 대표인 한선희 선생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선희 선생님은 최근 청소년의 문해력 문제를 언급하며, '창의융합형 독서, 인문, 글쓰기 교육 및 독서문화 확대'를 학교자율과제로 정할 것을 주장했다. 학생들이 많이 원하는 진로진학 관련해서도 이러한 독서연계 교육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학생 대표 주유찬 학생은 '다양한 진로진학 교육과정 운영'을 주장했다. 특히 실제로 1, 2학년 반장들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 결과 8개 학급이 택했음을 언급하며, 우리 학교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성적과 함께 진로진학 문제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교사 대표 박종배 선생님은 오랜 교직 경력과 지난 1년 동안의 포곡고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진로진학 교육과정 운영'과 '기본 인성교육 강화'라는 두 가지 주제를 주장했다. 특히 진로진학 관련해서는 다양한 통계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여 학교 안에서만이 아닌 학교 밖에서의 다양한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인성에 있어서도 실천과 참여를 강조하는 역량 중심의 인성 교육을 강조해 주제와 관련하여 오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기조발언은 첨부문서를 통해 확인 가능)
2부는 학부모 대표의 발언으로 열기를 이어갔다. 김지민 학부모는 '학교는 지식을 쌓는 곳임과 동시에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을 강조하며 '기본 인성 교육'에 힘을 실었다. 또한 최근 교육활동 침해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환기하며, 본교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를 위한 학부모 교육을 바탕으로 교육공동체간 유대감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종합적인 인성 교육 강화를 제안했다. 이어 황정실 학부모는 '다양한 진로진학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학생들이 각자의 관심분야에 대해 맞춤형으로 정보를 찾고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원할 것'이라며, 학생 참여적이고 주도적인 형태의 폭 넓은 진로관련 교육과정이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청중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청중으로 참여한 최정순 학부모는 학교 밖 진로 체험활동 강화를 강조한 의견에 대해 '외부활동 상에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들에 대한 대책 여부'를 질문했고, 이에 대해 박종배 선생님은 '반복적인 사전 안전교육과 사전 계약을 통한 안전요원 배치' 등의 대안을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들어 답하여,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학생들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었다.
발전적인 토의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제안도 이어졌다. 다양하게 논의된 내용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규교육과정에서 이러한 활동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를 위해 '동아리 활동 연계 진로 체험의 날'을 통해 동아리 활동을 진로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또한 교육공동체가 대토론회가 아니더라도 '각 자치회 합동 회의 정례화'를 통해 각 공동체별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한다면 탄력적인 학사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운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의 소감과 교장 선생님의 폐회사를 끝으로 2022학년도 포곡고의 교육공동체 대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상당부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참여율이 자치회별 임원진 외에는 너무나 저조했다는 아쉬움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지만, 역량 있는 패널들의 힘으로 수준 있는 대토론회였다고 평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교육공동체 대토론회를 끝으로 교육공동체가 '학교자율과제'를 주제로 함께 논의하는 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한 달 가까이 달려온 숙의 과정의 끝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 우리의 삶을 직접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투표만 남았다. 우리 포곡고 교육공동체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2023학년도 포곡고'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본다.